미국의 대표적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파나마 운하의 주요 항만 운영권을 인수하며 글로벌 물류의 핵심 거점인 파나마 운하의 운영 주체가 변화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파나마 운하의 전략적 중요성과 국제 무역 질서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CK 허치슨 홀딩스는 최근 발표를 통해 파나마 운하의 핵심 항만인 발보아 항구와 크리스토발 항구를 운영하는 ‘파나마 포트 컴퍼니(PPC)’의 지분 90%를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 금액은 약 228억 달러(한화 약 33조 2,000억 원)에 달하며, CK 허치슨은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23개국 43개 항만 사업 지분 80%도 함께 매각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기업 간 매각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이 반영된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국제 무역의 요충지로,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4%가 이곳을 통과한다. 미국은 1914년 운하를 완공하고 1999년까지 운영해 왔으나, 이후 파나마 정부에 운영권을 이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은 중국의 중남미 지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차원에서 다시 파나마 운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블랙록의 인수를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강조했다. 그는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트럼 행정부는 이미 파나마 운하 확보에 나섰다”라며 “바로 오늘, 미국의 대형 기업이 파나마 운하 항만을 사들였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이 파나마 운하의 주요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중국의 지역 내 경제적 영향력을 줄이고, 전략적 요충지를 다시 통제할 수 있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거래로 인해 글로벌 물류 시장과 국제 무역 질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이 운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통한 물류 흐름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미·중 간의 무역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파나마 운하의 운영 주체 변화가 국제 해운 비용과 물류 네트워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이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적·정치적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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